게의 수컷에 기생해 암컷화시키는 공포의 기생동물의 정체

아래 이미지에서 하얗게 보이는 부분은 게 본체가 아니라 기생동물 "주머니 벌레"의 생식기관이다.

게 등의 갑각류를 타깃으로 하는 따개비 동료, 주머니 벌레(Sacculina carcini)는, 기생하여 붙어있다가 해킹 스킬로 게를 탈취해 버리는데, 게의 아랫배쯤에 붙으면 기생거세라는 기술을 발동하고, 수컷의 경우 강제로 암컷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주머니 벌레의 신기한 생태에 대해 알아보자.

■ 갑각류에 기생하는 갑각류의 동료 "주머니 벌레"

주머니 벌레는 갑각류의 근두상목이라는 그룹으로 분류되고 있는데, 갑각류에 기생하는 갑각류인 것이다.

따개비의 친척인데, 눈에 보이는 부분은 그렇게 딱딱해 보이지 않는다.

갓 태어난 주머니 벌레는, 갑각류답게 새우나 게의 유생 같은 모습(노플리우스 유생)을 하고 있지만, 탈피를 거듭하면서 좀 벼룩을 연상시키는 키플리스 유생으로 되고, 게에 기생해 대변신하는 것은 이 단계다.

목표물에 접근하면 바늘을 푹 찔러 거기에서 자신의 세포를 주입하고는 기존의 껍질을 버리고, 감쪽같이 게의 체내에 침입하면, 거기에 식물의 뿌리 같은 것을 붙여 숙주의 영양을 흡수.

그렇게 상대의 영양으로 무럭무럭 자라게 되면, 이윽고 게의 배 근처에 생식기관인 자루를 노출, 이게 기생된 게 배에 보이는 것이라는.

 


■ 수컷의 경우 강제로 성전환을 시켜버린다

이 자루는 대부분 난소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것을 배에 노출시키는 데는 이유가 있다.

기생된 게는, 그 자루를 자신의 알로 착각해 청소를 하거나 태어난 아이의 방출을 돕는 등 부지런히 돌보게 되는데, 그런데 뱃속의 알을 돌보는 게는 암컷이다. 그렇다면 만약 주머니 벌레가 기생한 상대가 수컷이라면 어떻게 될까?



여기서 건의 강제성 전환 스킬이 발동되고, 주머니 벌레는 수컷의 성선을 파괴해, 억지로 암컷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를 기생거세라고 한다.

그리하여 암컷화된 수컷은 단지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될 뿐만 아니라, 배가 넓어지는 등 외형도 암컷답게 되고, 전 수컷 또한 주머니 벌레의 주머니를 아기자기하게 돌보게 된다.

이처럼 숙주가 새끼를 낳지 못하게 하는 것은, 숙주의 에너지가 번식에 소비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생각되어지고, 그런 관계로 주머니 벌레는 더 많은 에너지를 상대방으로부터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한편 주머니 벌레 수컷은?

참고로 이 강제성 전환 스킬은 주머니 벌레 암컷만의 기술인데, 그러면 수컷은 어떠냐 하면, 그냥 정세포 같은 모습으로 암컷보다 훨씬 작다. 암컷 자루 안에는 수컷이 들어갈 수 있는 방이 있고, 그 안에서 수컷은 오로지 정자를 내어 새끼 만들기에 힘쓴다.

억지로 성전환되는 게 수컷도 안타깝지만, 주머니 벌레 수컷의 일생도 의외로 애틋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