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불개미를 먹고 "개미독" 면역체계를 획득하고 있는 도마뱀 발견

남미를 원산으로 하는 "붉은 불개미(학명: Solenopsis invicta)"는 강력한 독침을 가진 것으로 유명한데, 그 독은 사람에 대해서도 알레르기 반응이나 두드러기를 일으킬 정도로 강하고, 더 작은 동물이라면 심각한 마비에 빠지거나 최악은 죽음에 이를 수 있다.

또한 불개미는, 외래종으로서 미국 남동부에의 침입에 성공하고 있으며, 온난화에 따라 그 세력을 계속 확대하고 있으며, 그래서 토종을 위협하는 존재로서 매우 위험시되고 있는 것.

 


다만 토종들도 불개미의 진격에 대해 모종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Penn State)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미국 동부에 고유한 "굴뚝도마뱀(학명: Sceloporus undulatus)"은 불개미를 먹음으로써, 면역체계를 향상시키고, 불개미에 물렸을 때를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판명된 것.

연구의 자세한 내용은 2022년 10월 14일자로 과학 잡지 "Biological Invasions"에 게재되었다.

■ 불개미의 접종이 "백신"처럼 작동

굴뚝 도마뱀(이하 도마뱀)과 외래종으로서의 불개미의 서식지역은, 70여 년 전부터 일부 중첩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고, 또한 불개미 독은 도마뱀에 대해 유해하고, 여러 번 쏘이면 마비되어 죽음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불개미를 먹는 도마뱀의 모습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는 것.

이 행동을 신기하게 여긴 연구팀이, "개미가 있는 곳에 사는 도마뱀"과 "개미가 없는 곳에 사는 도마뱀"을 알아봤더니, 동종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면역 프로파일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팀은 "불개미를 먹는 것으로, 대 불개미용의 면역 시스템을 획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가설을 세우고, "개미가 없는 장소에 사는 도마뱀"을 대상으로 실험을 개시.

총 35마리의 도마뱀을 불개미를 먹이는 그룹(17마리)과 주 3회 불개미에 쏘이는 그룹(18마리)으로 나눠 3주간 관찰.

이후, 두 그룹의 면역 지표가 실험 전과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

 

 

 


예를 들어,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자연 면역계"나 감염병, 백신 등의 이물질에 노출된 후 개발되는 "적응 면역계"를 측정했는데, 그 결과 개미를 먹은 그룹은 개미에 쏘인 그룹에 비해 세 가지 면역 지표가 강화돼 있었던 것.

하나는 백혈구의 일종인 "호염기구"의 증가, 다른 하나는 항체 및 기타 면역계를 보충하는 "보체"의 증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불개미독에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진 "면역글로불린 항체(IgM)"의 증가가 관찰되었다.

※ 보체: 생체에 침입한 병원체를 제거하기 위한 면역반응을 매개하는 단백질을 말한다.

연구주임 중 한 명인 캐서린 타이란(Catherine Tylan) 씨는, "이들 3가지 면역지표의 강화는, 도마뱀이 불개미의 공격으로부터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된다"고 지적.

 


"구체적으로는 불개미독에 특화된 항체와 보체가, 독과 결합돼 생체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하고, 그리고 놀랍게도 불개미를 먹은 그룹은 불개미와 서식 영역을 같이 하는 야생 도마뱀과 면역 프로파일이 유사했다.

"불개미가 만연한 지역에서 포획된 도마뱀은, 불개미가 없는 지역에 있는 도마뱀에 비해, 호염기구와 면역글로불린 항체 수치가 높았다"고 타이란 씨는 말하고, 이 점에서 도마뱀은 불개미를 적극적으로 먹음으로써, 불개미 독에 특화된 면역체계를 획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지었다.

개미를 먹는 것은 일종의 백신 접종과 같은 기능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이를 통해 다음에 불개미에 쏘였을 때의 중증화를 막고 있을 것으로 예상.

타이란 씨는 본 연구의 성과에 대해, "토종종이 외래종의 침략에 의해 근절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적응하고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