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법이 이상한 말”은, 이를 인식한 사람의 자율신경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영국의 University of Birmingham 연구에 따르면, 문법이 어색하거나 잘못된 표현을 들을 때 사람은 실제로 생리적 스트레스 반응을 보인다고 하는데, 이 스트레스는 자율신경계를 자극하며, 그 결과 심박 리듬의 변화 형태로 나타난다고 보고되었다.

● 생리적 스트레스 지표로 "심박 리듬" 측정

 


존댓말을 지나치게 의식하다가 어미가 어색해지거나, 의미가 잘 전달되지 않는 표현을 말해버리는 일은 흔히 있는 일로, 우리가 그런 말을 들으면, 마치 작은 돌에 걸려 넘어질 뻔한 것처럼 순간적으로 “응?” 하고 의식에 제동이 걸리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문법적으로 이상한 표현을 인식하는 일이, 실제로 우리 몸에 생리적 반응을 일으키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었다.

그래서 영국의 University of Birmingham 연구팀은, 생리적 지표로서, 문법이 어색한 문장을 들은 사람들의 "심박 변동(Heart Rate Variability, HRV)"을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심박 변동(HRV)이란, 심장이 한 번 뛸 때마다 나타나는 박동 간격의 ‘미세한 변동(흔들림)’을 의미하는데, 이 HRV는 자율신경계의 활동 상태를 반영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스트레스가 높아지면 그 패턴이 변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의 심장은, 항상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한 박자 한 박자 사이의 간격이 밀리초 단위로 계속 변하고 있는데, 감각적으로는 일정한 리듬으로 뛰는 심장이 더 건강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이다. 심박이 불규칙하게 미세하게 변동하는 것이 오히려 정상적이고 건강한 상태의 증거라는 것.

 


심박 리듬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라는 두 가지 자율신경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된다.

. 교감 신경은 심박수를 증가시키고 혈압을 올리는 "가속 페달(액셀)" 역할을 한다.

. 부교감신경은 심박수를 낮추고 혈압을 떨어뜨리는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긴장하면 교감신경이 자극되어 심장이 빠르게 뛰고, 반대로 이완하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심박이 안정되는데, 이 두 자율신경이 균형 있게 정상 작동할 때, 심박 간격은 끊임없이 미세하게 흔들리게 된다.

반대로, 신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거나, 노화 또는 질병 등으로 문제가 생기면, 심박 리듬이 오히려 일정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이유로 연구팀은 "심박 변동(Heart Rate Variability, HRV)"을 생리적 스트레스의 지표로 삼았다.

● 이상한 말투는 "생리적 스트레스"를 유발

이번 연구에서는, 영국에 거주하는 건강한 성인 남녀 41명(18~44세, 영어 원어민)을 대상으로, 문법 오류가 포함된 음성 샘플을 들려주는 실험이 진행되었고, 음성 자료는 서로 다른 4명의 영어 화자가 녹음한 160개의 대화 문장으로 구성되었으며, 그중 절반에는 문법적으로 어색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었다.

예를 들어, 시제 오류, 단수·복수형 혼동, 정관사(the) 누락...등이 포함되었다.

실험 동안, 참가자들은 전용 장치를 통해 "심박 변동(Heart Rate Variability, HRV)"이 측정되었고, 실험이 끝난 뒤에는 음성 자료에 대한 주관적 평가 설문에도 응했다.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문법이 어색한 문장을 들었을 때 참가자들의 HRV가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심박 간격의 ‘흔들림’이 줄어들어 리듬이 더 일정해졌다는 뜻인 반면, 문법적으로 올바른 문장을 들었을 때는 이러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문법이 어색한 표현이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생리적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결론지었고, 또한 연구팀은 "기존 연구에서는 언어 인지와 자율신경계의 상호작용에 거의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문법적 이상을 인지하는 것에 반응해 자율신경계가 실제로 반응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언어 인지가 우리가 생각해온 것보다 훨씬 더 생리적 시스템—특히 스트레스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밝힙니다.”라고 설명.

온라인에서는 말실수나 문법 오류를 보자마자 즉각적으로 지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를 두고 지나치게 예민하거나 까다롭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문법 오류를 인지하는 행위 자체가 신체에 생리적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킨다면, 그런 과민 반응도 완전히 근거 없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